올 해는 그 공간에서 매일 매일 낮부터 밤까지를 보낸다. 가끔은 새벽까지 보내고.
2년 전 휴학을 할 때, 그 선생님이 그랬다. "그런 여러 문제들을 여기서 사람들과 같이 해결해보는 게 어때요?"
너무 멀리서 생각하면, 그냥 끔찍하고 슬펐다.
그래서인지 아주 가끔씩 가면 그곳에서 비교적 평온해보이는 사람들이 나를 더 도망가고싶게 만들었다.
근데 이제 그 공간이 내 공간 같고, 애착이 간다.
그 곳에서 내가 매일 대화하는 사람들,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길들을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진다.
찡
찡
매일 매일 배운다.
축축한 서늘함이 아닌 금방한 걷은 빨래처럼 따듯하게 마른 가치들을 내가 느낄 수 있고,
해의 냄새가 나같이 난잡한 자에게도 여전히 기껍다는 사실이 어찌나 좋은지
28.4.15
씻으면 날아갈 것들
날씨라는 것을 느끼는 만큼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있다.
햇빛냄새가 나는 단어들 사이에 또 행간에 언제든지 습기를 채워넣을 수 있는 사람이길 포기하지 말아야지 싶었는데,
어떤 시간을 떠나보내기 위해서 그 잔잔하게 흔들리던 것들을 다 툭툭 깎아낸 것만 같다.
그런 느낌들은 제쳐두고 내가 거칠거칠해져야 한다고 곱씹으면서 깩깩 앓도록 만들었던 것들도 이젠 흐릿해지니 그렇게 텅 빌수가 없다.
그래! 당연하지! 네가 맞아! 너 할 수 있어! 나도! 그러자! 라고 무디게 팍팍 단언하지 않으면 내일로 미끄러져 갈 수 없었던 시간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
열성적으로 신을 믿는 사람들이 어떤 사건들의 이유를 하나의 가지에 감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찌해서 그리 오는 것인지를 생각해본다.
지금이 제 발로 떠나고 난 때에 지금의 문장들을 보면 깎인 곳에 돋아난 무언가를 보게될까.진짜 그런거라면 지금만 살고서도 단순하게 웃을텐데.
요즘은 노트앱에 쓸 법한 것들이라도 억지로라도 손에 펜을 쥐고 써본다.
그래도 쉽게 또렷해지지 않는다.
해와 습기를 눌러적는 데에는, 극단적으로 슬퍼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화가 나있던 시간이 가고나서 어딘지 내 얼굴같지 않게 성기게 붙어있던 눈코입이 다시 내 얼굴로 돌아오기까지 걸린, 꼭 그 시간만큼이 걸릴 것 같다.
12.4.15
.
1년
당신들의 고통과 싸움과 포기와 믿음과 사랑과 망설임에 대해서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.
감정 공감 연민 이라는 신물나는 단어들을 절대로 돌아서 갈 수 없는 막다른 길에서
무엇인가 쌓인다라는 피상적인 느낌들에 의해 나는 하루하루를 세어 본다.
망치로 내리 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트에 따로 적어두고 있다.
그래도 참
시간이 빠르군
나의 문장과 단어들 2년전에 비해 많이 뭉툭해지고, 되려 근육의 결은 섬세해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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